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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교집합이 아닌 여집합Daily 2022. 2. 23. 23:18
학창 시절엔 한 공간에 오래 머물며 같은 경험 하며 그때의 방식으로 우정을 쌓아갔다. '그땐 그랬지' 하며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들. 성인이 되고 나서는 다양한 장소에서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조금이나마 나와의 교집합이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대학생 때 대외활동도 많이 하고 회사생활도 일찍부터 시작했던 나는 나이, 직업, 가치관이 다양한 사람들과 친해지고 이야기하며 때로는 먼저 경험했던 일적인 부분과 삶의 지혜들도 간접적으로 배우고, 내 생각의 범위를 더 넓히고, 같이 다니며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이렇게 가까워진 관계들이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멀어질 수도 있기야 하겠다. 하지만 요즘 들어 왜 상대방 쪽에서 멀어지기만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곤 한다. 내가 소중하게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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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열흘 살기 (feat. 재택근무)Daily 2021. 10. 27. 22:36
코로나로 재택근무 한 지 일 년이 넘었다. 중간중간 주 1~2회 정도씩은 회사에 출근하기도 했지만 전사 재택근무하고 출근하지 않은지 벌써 5개월이 넘어갔다. 매일 똑같은 공간에서 하얀벽을 마주하고 모니터 앞에서 일했다. 아, 너무 답답하지 않으려고 바다가 프린팅 된 포스터를 걸어두긴 했다. 점심도 대부분 집으로 시켜먹거나 집에서 간단하게 먹었다. 출퇴근시간 아껴서 편안한 복장으로 편안한 나의 집에서 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이런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너무 답답했다. 내가 매일 보는 모니터 뒤에 붙어있는 바다 포스터를 보며 '아 넓고 푸른 바다 보고싶다'를 생각했다. 마침 아는 언니가 부산에 살고 있어서 며칠 신세를 질 수 있었고, 백신 2차를 맞은지 2주도 지났겠다, 재택근무 중이겠다, 떠날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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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저녁까지, 평일의 하루Daily 2021. 10. 13. 23:55
#아침 재택근무를 한지 벌써 1년이 넘었다. 작년에는 주 1~2회 사무실에 출근이라도 했었는데, 코로나로 아예 출근하지 않게 된지도 반년이 넘어가는 것 같다. 출근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없어서 많이 여유로운 편이다. 8시 45분에 눈을 떠 밀린 휴대폰 알림을 확인하고, 답장하며 9시가 되기 전 벌떡 일어나 노트북을 펴고 책상에 앉는다. 전날 기록해놨던 오늘 할일 리스트와 회의 일정을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계란이나 빵 같은 것을 먹으면서 확인하며 오전 근무를 시작한다. #점심시간 3개월 전만해도 점심 저녁 모두 배달로 시켜먹었겠지만, 요즘은 반찬가게에서 반찬을 사와 며칠 나눠서 먹거나 근처 식당에 가서 혼자 먹곤 한다. 밥 먹으며 슈카(시사경제 유튜브 채널) 채널을 보거나 혹은 좋아하는 잔잔한 드라마를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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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킬레스건Daily 2021. 9. 15. 22:45
성인이 되기 전, 중고등학교 학교 수업 중의 어느 날. 종종 선생님이 국어 지문 읽는 것을 시키셨다. "오늘 날짜 출석번호인 사람이 읽어보세요." 내가 읽은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또 나다. 조용한 교실 속에서 모든 우리 반 친구들이 숨죽이고 내가 소리 내어 읽는 단어와 문장에 집중한다. 왜인지 모르겠으나 나는 긴 문장을 소리내어 읽는 걸 매끄럽게 잘하지 못한다. 안 그래도 잘 못하는데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가 못하는 걸 시키니 더 긴장했다. 읽으며 문장을 이해해야 하는데 내 신경은 온통 발음 또박또박하기, 더듬지 않기, 달달 떨리지 않게 크게 말하기에 쏠렸다. 신경을 써도 몇번은 더듬고, 어눌하게 이야기하고,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지문을 다 읽고 나면 홍당무처럼 얼굴이 빨개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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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MBTI 들여다보기Daily 2021. 9. 1. 23:58
이번 2021년의 주요 키워드 중 MBTI를 빼놓을 수 없다. 자기소개를 4글자로 하는 시대. 각 성격의 장단점, 특징, 유형별 조합 등 컨텐츠들도 쏟아져 나온다. 회사 사람들에게도,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MBTI를 항상 물어보곤 한다. 나는 MBTI를 어느정도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을 빠르게 파악하는데 참고를 하고 있다. 2017년부터 16personality 라는 곳에서 꾸준히 검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저장해놓고 있었다. 근 5년동안 나의 성격 변화를 볼 수 있다. I(내향형)와 E(외향형) 검사를 대학 졸업하고부터해서 학생 때는 어떤 결과였을지가 궁금하지만 나는 어릴 적부터 부끄럼이 많고 소극적인 성격이었다. 사실 나는 나의 내향적인 성격을 그리 좋아하진 않았다. 자신감이 없어보이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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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한 회사 어때?Daily 2021. 8. 18. 23:56
3년 동안 몸 담았던 회사를 퇴사하고, 이직하여 새 회사에 정착한 지 만 1년을 기념하며 쓰는 글. #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첫 회사로 스타트업을 선택한 이유가 있었을까. 사실 대학교 4학년, 학교 수업 말고 실제로 서비스되고 있는 회사에서 코드를 쳐보고 싶었다. 이전에 알토스벤처스에서 후원하는 UKOV 창업동아리를 통해 스타트업에서 인턴 경험을 했었는데, 나이 직군 상관없이 수평적으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서비스를 발전시켜나가는 모습을 직접 보고 경험했다. 회사라고 하면 비즈니스 양복을 입고 계급과 직급에 따라 수직적으로 시키는 일만 하는 걸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았다. 앱/웹 서비스에 관심이 많고 아이디어를 내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당시 스타트업을 선택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자유롭고 수평적인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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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독립Daily 2021. 6. 13. 21:37
25년 넘게 가족들과 함께 살아왔었다. 한 지역에 오래 살았었고 거주하는 지역도 많이 바뀌지 않았다. 학생 시절에는 부모님이 아침마다 깨워주고 밥도 준비해주고 용돈도 받았지만, 성인이 된 이후로부터는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는 것, 늦게까지 술을 마시며 노는 것, 공부를 하는 것, 돈을 모으고 쓰는 것도 오로지 내 몫이었다. 운 좋게 학교도 집과 가깝고 졸업하고 다니던 직장도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거리나 시간 상으론 큰 불편함 없이 다녔다. 그렇게 내가 생각한 자유를 느끼며 살았다. 회사와 집이 먼 것도 아니고, 다른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닌데 25살, 처음으로 독립하게 되었다. 그 중 일상 속에서 독립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한 몇 가지 에피소드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가족들과 함께사는 집은 주방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