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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에서 열흘 살기 (feat. 재택근무)
    Daily 2021. 10. 27.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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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로 재택근무 한 지 일 년이 넘었다.

    중간중간 주 1~2회 정도씩은 회사에 출근하기도 했지만 전사 재택근무하고 출근하지 않은지 벌써 5개월이 넘어갔다.

    매일 똑같은 공간에서 하얀벽을 마주하고 모니터 앞에서 일했다. 아, 너무 답답하지 않으려고 바다가 프린팅 된 포스터를 걸어두긴 했다.

    점심도 대부분 집으로 시켜먹거나 집에서 간단하게 먹었다.

    출퇴근시간 아껴서 편안한 복장으로 편안한 나의 집에서 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이런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너무 답답했다.

     

    내가 매일 보는 모니터 뒤에 붙어있는 바다 포스터를 보며 '아 넓고 푸른 바다 보고싶다'를 생각했다.

    마침 아는 언니가 부산에 살고 있어서 며칠 신세를 질 수 있었고, 백신 2차를 맞은지 2주도 지났겠다, 재택근무 중이겠다, 떠날 수 있겠다! 싶었다.

    바다 보며 일할 수 있다는 설렘을 가지고 캐리어에 다 입지도 않을 옷과 내가 아끼는 드라이기 운동복까지 챙겨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 서핑

    언니가 서핑 매니아다. 나는 서핑을 한 경험이 2번밖에 없었다. 그것도 왕초보 수업을 2번 들은 것뿐.

    평소에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시간인 6시 반에 일어나 7시 반에 송정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도착하니 정말 많은 서퍼들이 이미 바다에서 파도를 타고 있었다. 나에게는 한창 잘 시간이자 가끔은 이 시간에 잘 때도 있는데 뜨거운 햇빛에 반짝이는 바다에서 타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처음 보아 생소하고 신기했다.

    언니의 도움을 받아 탈 파도를 기다리고, 고르고 타이밍에 맞춰 파도를 잡아 보드 위에서 파도를 타는 법을 배웠다.

    파도도 적당히 있고 몇 번의 시도 끝에 3번의 1번꼴은 파도를 타는 데 성공했다. 심장이 뛰는 순간!

    서핑한다고 6시간 동안 바다에 있어 나름 하얗던 내 피부는 초콜릿색처럼 익고, 아직 익숙하지 않아 보드에 얼굴과 허벅지 정강이를 맞아 멍투성이지만. 덤으로 발등을 잘못 디뎌 염증도 생겨 타지에서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까지 받았지만.

    서핑 때문이라도 바다와 가까이 살고 싶다. 육지보다 내가 날아다닐 수 있는 물이 너무 좋다. 따뜻한 햇살 밑에 끝없이 펼쳐져있는 푸른빛 바다도 너무 좋다. 

     

    # 카페, 바다, 일

    평일에는 바다가 잘 보이는 카페로 향했다. 여전히 업무시간에는 바쁘지만, 잠깐 고개를 들면 바다가 바로 앞에 보이는 곳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소중하다. 

     

    여행할 때와는 다르게 한 장소에 오래 머물며 일하고 있다.

    동네도 구석구석 더 자세히 살펴보게 되고, 마음에 드는 음식점이나 카페도 여러 번 들러보고, 같은 장소이지만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분위기도 매일매일 색다르게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

     

    재택근무가 지속된다면 부산 말고도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일해보고 싶다.

     

    부산에 와서 찍은 사진 몇 장도 남겨본다. 난 역시 물이 좋고, 자연이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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