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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과 기쁨을 나누며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나는 나의 슬픔을 주변사람들에게 공유하지 않는 편이다.
한 친구와 꽤 오랜 기간 동안 친했다. 그 친구를 만나면 그 친구는 항상 좋지 않은 이야기, 슬픈 이야기를 하며 본인의 처지에 공감하고 위로해 주길 바랐었다.
진심 어린 마음으로 들어주고 위로해 주고 조언도 해줬지만 친구는 그 슬픔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어디까지 위로해줘야 할지, 이렇게라도 친구 옆을 지키고 있는 게 잘하고 있는 건지 회의감도 들며 긍정적이고 밝은 나조차도 우울해지려는 모습이 비쳤다.
슬픔을 100% 전부 공유하면 슬픔이 반이 되는 게 아니라 상대방도 같이 슬퍼지는구나라는 생각을 그때 하게 된 것 같다. 그 이후로 나는 위로를 바라는, 안쓰러운, 슬퍼지는 이야기를 친구들과의 대화 주제에서 꺼내질 않게 됐다.
물론 나도 나의 불우한 가정환경 이야기, 복잡한 가족관계, 나의 치명적인 약점 같은 부분들이 충분히 존재하고 이야기하면 한 없이 슬퍼질 수 있다.
불행은 전염력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불행이 상대방에게까지 닿게 하고 싶지는 않고 싶다. 친구 앞에서는 밝고, 재미있고,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만 나누고 싶다.
물론 아주 가까운 소중한 사람들에게까지는 숨기고 싶지는 않지만. 알게 된 지 얼마 안되고 깊은 마음의 관계를 맺지도 않은 타인에게 그저 할 말이 없다고 굳이 툭툭 내뱉고 싶지는 않다.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는데, 나는 그 말에 공감할 수 없다. 내 슬픔은 나누고 싶지 않다. 내 슬픔을 이용해 약점으로 활용이 되는 것도, 상대방이 함께 슬퍼지고 우울해지는 것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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