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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 냈던 일에 대해
    Daily 2023. 2. 2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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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입으로 작은 스타트업에 들어가 일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한 번의 이직을 거치고 이제 어엿한 6년 차 개발자다. 실력에는

    연차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함께 협업을 하는 과정,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경험에서 나오는 짬(?)과 바이브(?)는 저연차와 고연차의 차이를 무시 못한다. 한 해 한 해 지나며 연차와 함께 내 실력도 늘어나고 있는지는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제는 신입, 주니어라고는 할 수 없게 된 것 같다.

     

    지난주,회사에서 신입공채로 입사한 20명 내외의 개발자들에게 웹프론트엔드 분야 직무에 대해 소개하고 교육하는 강사 역할에 내가 추천이 되었다. 갑작스럽게 팀장님에게 받은 제안이었고 아직 이 회사에 3년 차밖에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직무 관련 교육을 해야 한다고 하니 부담감이 적지 않았다. 게다가 신입공채를 대상으로 하니 수많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똑똑하고 열정 많은 후배님들 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걱정을 하던 와중에, 팀장님이 내가 적임자라고 하며 해줬으면 좋겠다, 잘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으로 딱 나를 떠올렸다고 하니 내심 기분은 좋았다. 그동안 회사에서 일하며 노력했던 것들을 일부 알아봐 주시고 어느 정도 인정을 해주는 것 같이 느껴졌다. 추천을 했는데 지금 일도 그렇게 바쁘지 않아서 거절하기도 애매해서 이왕 하는 거 열심히 준비해 보기로 했다. 주변 동료들도 많이 응원해주기도 했다.

     

    워킹데이 기준으로 2일 반의 시간 동안 8시간의 교육을 준비해야 했다. 결국 주말을 포함해서 4일 반 동안 준비하기는 했지만.. 강의 대상이 전부 웹프론트엔드 직군이 아니고 신입개발자분들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백앤드, 프론트엔드, iOS,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이 함께 포함되어 있었다. 직군은 다르지만 다양한 직군의 일하는 방식과 주요 기술에 대한 학습을 주제로 했고 직군별로 필요한 기술과 일하는 방식, 실습 등을 포함해 총 8시간의 일정으로 준비를 해야 했다. 4일 내에 8시간 동안 발표할 자료를 만들고 준비까지 해야 한다니! 게다가 자유양식으로 포맷도 없었다. 길어야 1시간 내외의 발표를 준비해 왔었는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그래도 잘하고 싶다는 반반의 마음을 가지며 준비를 시작하게 됐다.

     

    8시간동안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주제를 정하는데만 꼬박 하루가 넘게 걸린 것 같다.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오래 걸릴 일이 아닌데 다른 회사들은 신입 직무 교육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내가 신입일 때 어떤 것들이 궁금했는지 생각하다가 자꾸 딴 길로 새면서 집중이 잘 안 됐던 것 같기도 하다. 고민 끝에 아래와 같이 커리큘럼을 짰다. 

    1. 자기소개 & 일과 소개
    2. 프론트엔드의 이정표
    3. 프론트엔드의 업무 범위
    4. 회사에서 어떤것을을 개발하는지
    5. 어떤 기술들을 사용하고 있는지
    6.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
    7. 협업, 커뮤니케이션, 성장
    8. 실습 & 발표

    어떤 실습을 준비할까 하다가 주요 프론트엔드 개념 몇 가지를 내가 설명하기보다는 조를 형성해서 관련 개념에 대해 찾아보고, 정리하고, 직접 발표해 보면 어떨까 하며 준비한 세션이다. 커리큘럼이 잡히니 그 이후에는 자료를 수집해 가며 정리를 시작했다. 강의 당일 새벽 1시까지 준비를 했고 약 70페이지의 발표자료가 나왔다. 8시간 동안 발표할 내용을 1번이라도 직접 소리 내며 연습해보고 싶었지만 그럴 시간이 나오지 않아서 너무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 평소 말솜씨가 좋은 편도 아니어서 중간중간 예시나 덧붙일 설명을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긴 했다.

     

    발표당일에는 긴장을 안 하려고 해서 그런 건지 긴장되는 건 전혀 없었다. 최대한 많은 내용과 예시를 많이 들어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말을 좀 천천히 하면서 속도 조절을 했어야 했는데 속사포로 랩을 한 건지.. 예상했던 시간보다 1시간 반 정도 빨리 끝나긴 했다.

     

    준비 시간이 빠듯해서 준비한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고 발표 연습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강의를 한 것 같아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실습 및 발표 시간에 각 조마다 열심히 토론하며 참여하고 전문가 수준으로 발표하는 모습이 꽤나 인상 깊었다. 프런트엔드 직군이 아님에도 관련 지식에 대해 꽤 많이 알고 있는 분들도 있었던 것 같다. 다른 직군 강사들도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서로 발표 자료를 공유하지 못했었는데, 나중에 다른 파트 쪽을 하는 걸 보니 여러 명이서 발표를 해서 부담을 줄이기도 한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나도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걸 그랬나.. 그래도 일당백을 했다는 생각을 가지고 한 건 잘 끝냈다-라는 안도를 하며 깊게 잠을 잘 수 있었다.

     

    처음으로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긴 시간 동안 발표 자료를 준비하고 하루동안 후배 개발자분들에게 강의해 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면 더 많이 준비해보고 싶고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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