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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걸까, 아니면 노력해서 만들어가는 걸까?
이직을 하거나, 새로운 팀으로 배정을 받거나, 학원을 다니거나,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모임에 나갈 때. 그곳에는 늘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들과 그냥 데면데면하게 일을 할지, 아니면 먼저 말을 걸어 친해질지 고민하곤 한다.
돌이켜 보면, 나는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먼저 다가가는 편은 아니었다. 아주 소극적인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친한 사람들을 떠올려 보면 대부분 그들이 먼저 나에게 다가와 호의를 보여주었던 것 같다. 그 사람이 나에게 확실한 호감을 보여줄 때야 비로소 내 마음의 문이 열렸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꽤 이기적인 면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어도 '저 사람이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어쩌지?' '우리의 관계 온도가 달라 부담스러워 하면 어쩌지?' 같은 생각과 혹여 그들의 말과 행동에 상처를 받을까 두려워 물러섰던 것 같다.
게다가 직업적으로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며 노력하지 않았다.
최근 회사 회식에서 서로 돌아가며 각 팀원들의 특징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1년간 같은 팀에서 일했던 동료가 내게 해준 말을 적어 본다.
“남에게 크게 관심이 없고(나쁜 뜻은 아님, 눈치를 안 본다는 뜻임), 먼저 다가가거나 말을 걸지 않음. 굳이 주변 사람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하지 않음.”
이 말이 악의에서 나온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제3자가 나를 이렇게 딱 집어서 표현하는 걸 들으니 '아, 내가 이런 사람이었지. 남들에게도 이렇게 보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마치 망치로 한 대 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비슷한 말을 최근에 친한 사람에게도 몇 번 들었기 때문에, 나의 관계를 맺는 태도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가짐만으로는 큰 변화를 만들기 어려울 것 같아서 하나의 장치를 더 추가했다. 상대방이 조금이라도 호의를 보일 때 내가 더 많은 것을 돌려줄 수 있도록, 그리고 ‘저 사람과 친해져 봐야지!’ '먼저 말을 걸어봐야지!’ 하는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합리화할 수 있도록 재미있는 규칙을 만들었다.
시도해 보고 싶은 마음이 반반일 때, 6면의 주사위를 던져 4 이상이 나오면 시도해 보고, 그 이하가 나오면 포기하고 다음 기회를 보기로 했다. 약간의 운과 나의 마음을 담아, 고민하는 순간마다 주사위를 던진다.
이 주사위 규칙을 적용한 지 2개월이 지났고, 그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는 다음 글에서 이어 써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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