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05

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 - 막스 니우도르프

나는 부정적인 상황에 놓여있을 때 나 혹은 그 사람을 탓하기 보다는,어떤 환경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그리고 이 상황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생각하는 편이다. 우연하게 읽게 된 『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를 읽고 이 생각이 더 명확해졌다. 나이를 먹을수록 늘어는 체중, 아무리 자도 피로한 느낌, 이유 모르겠는 의욕 저하.몸속에서 일어나는 일 이 궁금점들이 책을 읽으며 조금씩 풀린다. 우리 몸의 신진대사와 감정 변화 뒤에는 언제나 호르몬이 있다.이 작은 화학 물질들은 식욕, 수면, 감정, 면역까지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이 균형이 조금만 흐트려져도 몸 곳곳에서는 경고를 시작한다. 책을 읽으며 나 자신 뿐만아니라 타인을 바라보는 방식까지 조금은 바뀌었다.더 어릴적에는 ..

Review 2026.03.23

게으름에 대하여

아무것도 하기 싫고, 해야 하는 것들이 있는데도 시작하기가 싫은 날이 유독 있다.당장 내가 무언가 하고 있어서 ‘다른 신경 쓸게 많아. 바빠서 하지 못했다.’와 다르다.내가 생각하는 게으름은 이거다. 해야 할 일이 있고, 생각나는데 계속해서 미루는 것.물론 사정이 있을 수 있다.잠을 별로 못 자서 피곤해서, 단순히 그냥 움직이기 싫어서, 단순히 귀찮아서. 지금은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쉬고 싶어서. 그럴 수 있다. 항상 같은 속도로 살아갈 수 없기에 매번 달리기만 하며 살아갈 수 없는 노릇이다.달려야하는 시기면 달리면 된다. 근데 그냥 미루다가 달리는 건 얘기가 다르다. 30대부턴 체력전이다.미룬다음 달리고 나서의 컨디션을 생각해보면 예전같지 않다. 회복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평범한, 온화한 상태를 유지..

Daily 2026.03.09

매너리즘의 근처에서

시간이 많은 요즘이다.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바쁘다고 느낄 때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투덜댔는데, 막상 여유가 생기니 무엇을 해야 할지 감이 안 온다.시간이 많아졌다는 사실보다, 방향이 없다는 감각이 더 크게 느껴진다. 월요일과 금요일은 재택근무, 나머지는 출근.출근하는 날에는 거의 같은 시간에 집을 나서고, 같은 시간에 돌아온다.출근일에는 약속을 잘 잡지 않는 편이라, 웬만하면 늦게까지 업무 시간으로 채운다.집에 오면 잠깐 쉬고, 자고, 다시 일어나 출근한다.특별히 힘들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반복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회사에서 일을 하더라도 이런 저런 잡생각이 많이 떠오른다.집에오면 그런 생각들은 더 많이 나를 괴롭힌다. 회사에서도 한 업무를 맡은 지 5년이 다 ..

Daily 2026.01.20

요즘 이모저모

# 누군가를 이해해보려는 노력예전에는 누군가를 이해하려 애쓰기보다는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쪽에 더 가까웠다. 판단하기보다는 ‘그렇구나, 그럴 수도 있겠다’ 하고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보는 마음. 그게 어른스러운 태도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요즘 들어 욕심이 생긴 건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의 기준과 기대에서 벗어나는 말이나 행동을 할 때마다 마음이 쉽게 흔들렸다. 무작정 화를 낼 수는 없었기에, 나는 그를 이해해보기로 했다. 왜 그런 말과 행동을 했는지, 대화를 통해 조금 더 들여다보려고 했다. 이런 대화들이 서툰 나였지만 용기를 내어 내 마음을 꺼내놓고, 상대방의 마음에도 귀를 기울였다.그 과정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잘 울지도 않던 내가 눈물이 많아졌고, 가슴이 자주 아팠다. 하지만 그런 시..

Daily 2026.01.04

내가 자주 하는 말버릇

요즘 들어 내가 자주 하는 말버릇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이런 건 보통 “아, 이거” 하고 금방 하나쯤 떠올라야 할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오래전부터 아무리 생각해봐도 딱히 떠오르지가 않았다. 음… 정말 아무 생각도 안 났다. 한참을 고민해도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아서 결국 가까이 있는 몇몇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혹시 내가 자주 쓰는 말 같은 게 있냐고. 돌아온 대답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근데.”내가 말을 시작할 때 유난히 자주 쓰는 말이라고 했다.그리고 하나 더,“일단.”대화 중간이나 끝에 한 번씩 꼭 나온다고 한다. 그 얘길 듣고 나서야 조금 감이 왔다. ‘근데’는 지금 하고 있던 이야기를 잠깐 멈추게 만들고, ‘일단’은 말을 정리하려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둘 다 결론으로 바로 가기 전에 한 박자 ..

Daily 2025.12.22

2025 회고

20살의 나는 30살이라면 까마득한 어른일 거라 생각했다.그런데 내가 벌써 만 30세가 되었다.어떻게든 한 살이라도 젊어 보이고 싶어서 만 나이를 고집했지만,어찌 됐든 나는 31살이다. 곧 32살이기도 하다. 작년에는 부상으로 회복에 집중하느라 회고 글을 쓰지 못했다.12월이니, 더 늦기 전에 2025년의 회고를 남겨본다.건강2023, 2024년 회고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체하던 이유"와 "습관".그 원인을 작년에 정확히 찾고 난 뒤, 이제는 체하지 않는다. 피부도 마찬가지였다. 반복되던 트러블이 잦은 음주 때문인 걸 깨달았고,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조절하니 피부도 금방 좋아지고 유지하고 있다. 작년 말 발목 골절 이후 깁스를 하고 6주를 보내고,그 뒤로 2달 동안의 재활 과정이 참 길고..

회고 2025.12.11

엘레베이터에서, 두 사람의 이야기

"내가 잘 모르는 사람의 하루를 상상해보기"의 글을 작성해봅니다.→ 아파트 옆집 사람, 편의점 직원, 항상 조용한 직장 동료 등 1. 그녀(할머니)의 이야기가끔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젊은 아가씨가 있다. 요즘 기억이 흐릿해져서 얼굴을 헷갈릴 때가 많다. 내가 그 아이를 처음 본 건 관리실에서였을 거다. 그날은 버스에서 내린 뒤, 손에 있어야 할 작은 가방이 없다는 걸 깨닫고 한참을 멍하니 섰다. 휴대폰도 그 안에 있었는데… 휴대폰을 잃어버리니 연락할 방법도 없고, 어디다 신고해야 하는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아 결국 관리실로 갔다. 내 머리속에 있는 말들을 꺼내는데 내 말이 제대로 전달됐는지도 모르겠다. 한참을 이야기한 것 같다. 관리실 직원이 이것저것 확인하는 동안 뒤에서 누가 기다리고 있는 느낌이 들었..

Daily 2025.11.23

생각을 하면 할수록 고통스러워지는 요즘

나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건 생각일 뿐, 내 삶이 아닙니다.생각을 생각하지 않을 때 비로소 자유로워집니다.모든 문제는 생각에서 비롯되며그 생각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됩니다.아무도 내게 상처 줄 수 없습니다.오직 나만이 나에게 상처 줄 수 있습니다.-바이런 케이티 요즘 머릿속을 맴도는 문장이다. 이 블로그에 작성했던 지난 글들을 보면 나는 큰 걱정 없이, 어쩌면 깊은 고통 없이 20대를 보냈다.물론 어느정도 미화된 부분일 수도 있겠지만, 우울했거나 크게 슬펐거나, 고민거리 없이, 바쁘게, 때론 치열하게, 때론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시간과 상황에 몸을 맡긴 채 흘러가듯 살았다. 누군가 나에게 어던 말을 해도 상처받지 않았고, 늘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했다. '생각에 잠긴다' 는게 나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

Review 2025.11.09

나의 작은 사치

집에 있는 시간이 꽤 많다. 감사하게도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주 2회 재택 근무를 하고 있다.그러다보니 낮 시간에 집에 있는 날이 일주일에 5번은 된다. 벌써 재택근무를 한 지는 근 5년이 다 되어간다. 집에 있으며 하루에도 몇 번씩 물을 컵에 따라 마시고, 졸린 오후 시간 즈음에는 커피를 내려마신다.그냥 아무 컵에 담아도 되지만, 내가 직접 고른 귀엽고 예쁜 컵에 담아 마실 때 기분이 다르다.묵직한 머그컵을 고를지, 손잡이가 큰 컵을 고를지, 컵에 비친 물빛을 보고 싶어서 투명한 컵을 고를지, 시원한 온도를 길게 유지시켜 줄 보온 컵을 쓸지 등. 그날그날 기분과 상황에 따라 물이나 커피를 따를 컵을 선택하는 재미가 있다. 나는 소비를 조금 신중히 하는 편이다. 쇼핑하다가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하면 오..

Daily 2025.09.22

운명은 뭐라고 생각해? - 2

오늘 지연은 주사위를 손끝에서 굴리다 잠시 멈췄다.좋은 면이 위로 올 때마다 웃을 수 있었지만, 마음 한켠에는 이 선택이 맞을지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됐다.사람을 온전히 신뢰한다는 건 단순히 시간을 많이 쓰며 자주, 오래, 곁에 머무는 것이 아니다.내 마음을 전부 내어주고, 그 무게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확신.그런데 지연은 점점 그것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은채와는 두려움 없이 마음을 있는 그대로 건넬 수 있었고, 대화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같은 크기의 마음이 반드시 돌아올 거라 믿었다.하지만 시간이 쌓이고, 지연의 마음이 더 커지는 동안 돌아오지 않는 순간이 더 선명하게 남았다.마음이 커지고 우정이 쌓여가는 만큼 기대가 커졌었다. 그렇지만 그 기대가 어긋날 때마다 실..

Daily 2025.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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