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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개인적인 할 일을 모두 마치고 편안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뒤 작업실로 들어간다. 아, 미리 타놓은 시원한 차가 담긴 머그컵도 챙겼다. 책상 앞에 앉고는 고민 없이 컴퓨터 전원 버튼을 누른다. 그와 동시에 꽤나 값비싸게 주고 산 흰색 헤드셋을 머리에 장착한다.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게임 속 공간에 들어갈 준비를 마쳤다. 나와 오랜시간 함께해 온 “리그오브레전드 (a.k.a. 롤)”을 즐길 차례다.
나는 게임을 좋아한다. 어릴 적에는 부모님의 맞벌이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저녁시간에 마땅히 할 게 없었기도 했고, 게임은 나의 좋은 친구가 되었다. 다양한 게임들을 해왔는데 지금은 한 게임에 거의 정착했다. 10년 넘게 하고 있는 이 게임은 친구들과 팀워크를 이룰 수 있고, 게임 승리를 위해 기여하는 본인의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뿌듯하다. 한 판당 30-40분씩 지루할 틈 없이 게임이 진행된다. 100여 개가 넘은 캐릭터의 조합, 게임 아이템, 속성 등을 연구하고 1초도 끊임없이 생각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여기 안에서는 랭크 시스템이 존재하여 본인의 실력을 검증하고 비슷한 실력의 플레이어들과 경쟁을 할 수 있다. 경쟁 게임이다 보니 패배를 하게 되면 아쉽거나 심할 때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지만 그 단점을 모두 잊게 해 주는 승리의 도파민은 저버릴 수 없다. 요즘의 나는 여전히 내 시간을 내서 틈틈이 게임을 즐기고 있고 재밌게 하고 있다.
e스포츠가 각광받기 전, 게임에 대한 규제와 각종 게임 중독에 대한 여론이 많았을 때는 속상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게임은 그림그리기, 골프, 러닝과 같은 한 취미의 종류라고 보는 좋은 인식이 많이 생긴 것 같아 괜스레 뿌듯하기도 하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e스포츠(롤)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고, 우리나라 선수들이 금메달을 거뒀을 때 기분이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가진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있겠지만, 게임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주권자의 취미 생활이다.
리그오브레전드의 이용자는 1억명, 롤드컵 대회 우승 상금 29억…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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